봄이 오면 청와대 뒤 골짜기에 있는 환기미술관에 가보는
건 어떨까?
이번 봄, 환기재단과 환기미술관의 설립자인 고(故)김향안 여사의 1주기를 맞아 여사의
생애를 조명해 보는 <김향안 추모전:영원의 노래>전이 열리고 있다.
김환기 화백의 예술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든든한 조언자로서 인생을 함께 하고 그의 사후에는
남겨진 작업들을 정리하고 널리 알림은 물론, 그 자신이 문인으로서 또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김향안 여사의 회화 작품들이 사진과 유품 그리고 김환기 화백의 다양한 소품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김향안 여사(본명 변동림, 1916~2004)는
이화여대 영문과에서 수학한 문학가였으나 그 이전에 화가 구본웅의 이복 여동생으로,
한때 소설가 이상의 아내로, 그리고 환기의 아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현대
예술계 두 천재의 아내 자리는 그저 수동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용기 있게 사랑을 선택한 결과였으며, 주체적인 삶의 궤적이었다.
그녀는 환기와의 결혼 10년 만에 홀로 파리로 유학을 감행, 그곳에서 미술평론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다음해 환기도 미대교수 자리를 마다하고 부인을 뒤따라
파리로 건너갔고, 부부는 다시 1964년 뉴욕으로 이주, 정착하였다. 세계적인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뉴욕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개척자로 평가되는 환기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데 그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녀는 환기가 떠난 뒤 환기재단을 설립하여 환기의
미술을 알리는 데 힘썼을 뿐 아니라, 1990년 보성고 교정에 이상의 기념비가
세워지기까지 많은 지원을 하며, 두 예술가의 사후 세상에 그들을 알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문필가뿐 아니라 화가로도 활동했던 고인은 양귀비와 튤립 등 꽃과 이국의 공원,
산, 도시 풍경을 화려하고 섬세한 빛깔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인이
그린 환기의 초상화 등 회화 작품과 환기가 김향안 여사 그린 초상화는 물론
수화 김환기가 부인에게 보내는 그림이 담긴 편지, 김향안 여사의 일기 등 부부의
일상생활의 정취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감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글·정희정 Hart 대표·아트컨설턴트
多.景.多.感 조각가 김종영의 풍경전
● 장소 김종영미술관 ●기간 2.25-5.15
35th Anniversary Exhibition ‘Modern&Contemporary
Master’전
● 장소 현대 갤러리 ● 기간 4.6-5.10
